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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이네 집에 놀러가실래요?

그리고/그들 2006/03/06 23:32
하루 하루 속에서의 나는 참 느릿느릿 움직여요. 하지만, 그 자잘한 시간이 모아져 꾸러미가 된 한주, 한달, 일년 속에서의 나는 놀랄만큼 많이 변해서 항상 '어느새'라는 부사를 달고 다니죠. 덜 억울한 것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사실이에요.
물란한 미선이를 처음 만난 것이 몇 년 전이더라? 언제나 기억 속에서 이 녀석은 어린 막내동생인데, 지금의 미선이는 처음 만났을 때의 내 나이보다 더 나이가 많아져서 어디에 내놓아도 의젓한 언니네요.
어찌어찌하다가 지난 토요일 미선이네 집에 가게 되었어요. 잠깐 들른거죠. 소스라치게 놀랄만큼 순박하고 귀여운 고등학교 시절의 미선이 사진도 보고, 엉망으로 옷이 널부러진 미선이 방도 보고, 배가 부르다고 부르다고 사양해도 자꾸 음료수를 내오시는 어머님도 뵙고, 백만불짜리 야경을 보여주는 옥상에서 사진도 몇장 찍었어요. 날이 좀 따듯해지면 이 옥상에서 고기 구워먹으며 놀아도 즐거울 것 같았어요. 야경 좋고 옥상 좋은 미선이네 집에 언제 같이 놀러가실래요?
누군가의 집에 놀러가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에요. >.<

유쾌상쾌통쾌

그리고/그들 2006/02/18 19:50

유쾌상쾌통쾌노래방에서 유쾌상쾌통쾌하게 놀고있는 두사람 ^^ 놀때는 이렇게 놀아줘야~ ^^

북치는 소년둘

그리고/그들 2006/02/12 13:47
심하게 몰입하여 북치는 소년 하나와 대충하는 것같지만 지고는 못사는 북치는 소년 하나. 표정을 보세요. 대단한 몰입이죠? ^^ 서면 유파라에서

첫 여행을 축하하는 카푸치노

그리고/그들 2006/02/02 22:50


갈수록 건방이 늘어가는 ^^ 주현이가 다음주 3박 4일 일본여행을 갑니다.
제주도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물건너 다녀올수 있는 시절에 처음으로 가는 해외여행입니다. 몇년 전 둘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앙코르와트'에 가자고 약속했던 그 여름의 계획이 불발된 이후, 팔자에 해외여행은 없나봅니다던 주현이였습니다. 그랬던 주현이가 가는 여행이니 재미있게 다녀오라고 축하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얼마 전에 모양이 너무 신기해서 꼭 한번 사봐야지 했던 '크라운베이커리'의 '카푸치노'케익을 사서, 초도 하나 꽂아 놓고 불었습니다.
"잘다녀와~재미있게~엽서도 꼭 쓰고, 케로로 봉제인형도 꼭 사와"
말 되는 몇가지와 말 안되는 몇가지의 기원도 덧붙이면서 말이죠 .
아, 책도 한권 선물했어요. 세상에서 제일 완벽한 독서는 '현장독서'라는 지론에 따라 여행할 곳이 배경이 된 소설을 사주려고 했는데, 쉽게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너무 베스트셀러라서 안 읽히던 '사랑한 후에 오는 것들'을 한권씩 샀어요. 이책 '냉정과 열정사이'를 본따 기획된 소설이라 공지영이 한권 츠치 히토나리가 한권씩 쓴 두권짜리 소설이거든요. 세트 두권을 사서는 저하나 나하나 그렇게 가지고 왔습니다. 주현이에게 준 책 앞에는 몇마디 메모도 해서 보냈어요. 무산되었던 '앙코르와트'가 내도록 마음을 묵직하게 만들었었는데, 즐겁게 다녀오면 좋겠어요.
영어 안되고, 일어 안되면 어떻냐? 너에게는 바디랭귀지가 있다. ^^
잘다녀와라 주현!

그나저나 저 '카푸치노'케익 정말 카푸치노 커피처럼 생겼죠?

30대 이후의 교제 3

그리고/그들 2006/01/01 21:54


자주 보지 못해도, 전화 연락 몇번 못하고 살아도 해바뀌기 전에 핑계삼아 몇시간씩 이렇게 봐도 참 반가운게 30대 이후의 교제구나는 생각을 했어요. 오랫만에 말숙이를 만났거든요. 학교때는 말술이였는데, 어느새 소정이 소희 두딸을 가진 엄마가 된 내 친구는 "그래도 내가 김혜정을 만나니까 이렇게 롤같은 것도 먹는다"라고 말하는 녀석이에요. 둘이 가서 세트메뉴 먹으면 제법 나온다 싶은 가격이었지만, 작정하고 갔죠. 두딸 키우면서 일한다고 스트레스 받을 친구한테 꼭 사줘야지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상큼한 날치알 샐러드랑 야끼소바랑 그리고 볼케이노던가? 롤까지 실컷 먹고 가게 점원이 눈치줄 정도로 앉아있다가 왔답니다. 물론 대화는 갈수록 살기 참 힘들다는 것이 주제였습니다만, 갈수록 살기 힘든 이 세상에서 이런 친구들이라도 있으니 살아지는거겠지요.
아, 말숙이가 한달안에 혹 못봐지면 어쩌냐고 미리 생일 선물을 줘서 하는 말은 절대 아니랍니다. 밥샀다고 서점가서 '한권 골라라!'라고 말하는 내친구 덕에 내돈주고 사기에는 좀 아까워서 못사고 있던 김중만의 꽃사진집 '네이키드 소울'을 가져왔거든요. 2005년의 책::
'말숙아 효현이 김해에 있단다 주중에 시간내서 셋이서 한번 보자! 고마워 친구'

알프통신

그리고/그들 2005/03/11 21:24
길거리에서 새소리를 들었습니다.
만가지의 소음속에서 갑자기 휙하고 귀에 들어온 새소리에, 아아아 봄이다!고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지난 주 101년만의 폭설 후였잖습니까. 군데 군데 아직 설기 설기 눈이 뭉쳐져 있는 거리 속에서의 새소리였습니다.

문자를 보냈습니다. 저야말로 내 감정과 주변 사람의 감정이 동일해야 직성이 풀리는 한때 '파시스트'였던 강요쟁이였으니까요. 옛버릇이 드문 드문 남아있었던 게지요.
정림선배는 '여기는 오늘 봄이다 새소리가 안들려도 봄이라는 걸 알겠다'라는 답을 주셨고, - 주말 냉추위 화요일의 답이 미안한 기온입니다. 오늘이 생일인 진희는 그래도 파티는 해야한다는 주변의 압박에 벼룩의 간을 내놔야할 지경이랬습니다. -생일 축하해 진희야! 군은 '얼른 와라 봄바람'이랬고, 호수선배는 '세월상관없이 잘 지내지 심심풀이 삼아 철들어볼까 고민 예정이라네'라고 답을 보내왔습니다. '겨울새아이더나'는 썰렁 문자이후, 오늘 삼천만년만에 통화를 한 명훈오빠의 말을 빌자면 이제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해볼까?는 기분으로 호수선배는 서울에 갔다고 했습니다. 아아, 명훈오빠는? 내일 새롭게 사무실을 이전한다고 하더군요. 부산대학교 북문근처에서 돼지머리 눌린 것을 놓고 고사를 지낸다는 것같았습니다. '고려'에 혼자 남은 사람인데 뭘 이전?했더니 중국에서 들여와서 파는 茶사업이 쏠쏠하여 창고로 쓸 겸해서 이전한다고 합니다. 문자에 대한 답은 아니었지만, 그날 통화한 은주는 3월 5일 오전에 3.2킬로의 여자아이를 순산한 후 지금 영도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중이고, 주현이는 월급이 약간 올랐다고 했습니다. 아 그리고 보니 얼마전 msn에서 잠시 마주쳤던 박이사님은 >.< 언젠가 영화번개 한번 하죠? 라는 실현성 없는 제안을 해주셨었군요. 더하여, 유키는 '먹고나면 올리고 속비면 메스꺼운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고, 다비드는 아직도 생일선물을 전달하지 않고 있는 중입니다. 흥!
아, 간만에 대전의 효현이에게 우영이 휘영이의 안부를 묻기도 했군요.

새소리에 드문 안부를 모아봅니다.
봄등장 5초전, 아직은 냉랭한 계절 가운데에서 알프였습니다.

오고가는 현금속에^^

그리고/그들 2005/02/08 14:05
친구에게 용돈을 받았습니다. 거금 10만원. ^^ 물론 처음에는 그렇게 많은 액수인줄 모르고 봉투를 덥석받았습니다만, 봉투를 열어보고도 기꺼이 낼름했습니다. 명목은 친구가 우리 엄마께 드리는 용돈이었으나, 생일선물이려니 생각하고 중간에서 가로챘습니다. 사실 뭐 한 그 반정도 되는 액수였다면 가로챌 생각을 안했겠습니다만, 견물생심이라고 10만원정도되니 갈등 하나없이 가로챌 생각이 들더군요. 그날 세상에서 가장 길치인 그 친구 때문에 저녁내도록 운전하면서 짜증을 냈었었는데, 10만원을 받고서는 아주 미안하기도 하고, 곱으로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 생일은 이래서 더 재미있고 좋습니다. 의외의 선물들로 간간히 이렇게 감동을 받을 수가 있으니까요.










"친구 고마워.
엄마한테는 말만하고 돈은 내가 가졌다.
생일선물 참한걸로 하나 장만할께 >.<"

되돌아오지 않는 답신

그리고/그들 2004/10/12 01:29


월요일은 언제나 힘들다. 휴~하는 한숨과 함께 시작하거든.
하늘을 보다가 문득,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뜬금없이 핸드폰을 꺼내어서 '생존확인용 안부 떼문자'를 보냈다. 가끔하던 대로...

명훈오빠 : 긴급을 요하는 내용은 아닌것 같은데 가을이 가고 있다는게 안타까운거가
-> 역시 명훈오빠다 저런 문장을 보내오다니. 하하하
하지만 준수의 아버지가 되시더니 정말 많이 변한거 같지 않은가 말이다. 예전같으면 '아..' 혹은 '그래' 달랑 이런 식이었을 건데. 시간이 흐르니 명훈오빠도 변한다.

상숙오빠 : 사진찍기 좋은 계절이네 아니 시집가기 좋은 계절인가?
-> 알만한 사람은 딱 알만한 상숙오빠식의 멘트였다. 추석에 내려오면 한번 꼭 보자던...내가 뭐 잘못했냐던 그 상숙오빠는 여전히 약간 썰렁함으로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예전의 상숙오빠로 돌아왔다. 반가운 상숙오빠의 귀환. 문장에서 절절하게 상숙오빠의 분위기가 뚝뚝 떨어졌다. 잠시 유쾌해졌다. 깔깔깔  

하지만 압권의 답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역시나인 yai양이었다. 그녀와 나는 이런식으로 대화한다. 하지만 여전히 아직은 친구이다. ^^;

나 : 가을은 가을인가 보네 해가 훨씬 짧아져서 이시간에 벌써 황금빛이다. 좋은 하루?
그녀: 내한테 보낸거 맞나 현퇴한테 보내는 거 아이가 말투가 닭살이다 아이가 각성촉구
다시 나 : 쳇 니한테 보낸거 맞다 내가 원래 이렇게 나긋하잖니 ㅋㅋ
다시 그녀 : 치아라
또다시 나 : 왜 우리 좀더 친하게 지내자구 나이 들어서 친구도 없는데 깔깔
또다시 그녀 : 쏠린다 그만해라
물러설수 없는 나 : 칭구야 아잉~
난공불락요새 그녀 : 이래서 법이 필요하다 쏠림유발죄. 진짜 속이 거북타

에누리없이 딱 스물여덟통을 보내었던 '생사확인용 안부 떼문자'는 스물세명으로부터 회신이 왔다. 돌아오지 않은 다섯통의 문자는 어디에다 분실신고를 하는가? 잃어버린 게 답신인지 짧은 오후의 볕인지 혹은 추억인지...아쉬운 바람 아까운 햇볕 짧아서 애틋한 가을...소풍이나 가면 좋겠다.

총기빠진 언니들은 느긋하게 바뀌고

그리고/그들 2004/10/06 23:15


주현양의 생일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10월하고도 8일.
몇년째 챙겨오던 생일의 패턴이 와르르 와르르 들썩 들썩에서 소박하게 속닥속닥으로 변한 즈음...
남들 놀때 일해야하고 남들 일할때 놀아야하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주현인지라 징검다리같은 수요일에...
고양이귀걸이 고양이귀걸이 며칠 내도록 입에 달고 있던 이 타령이 지겹다면서 누군가 사준 깜장색 싸구려귀걸이를 좋다고 끼고 다니다 귀끝이 빨개진 나...
언니들 성질알면서 여전히 늦게, 이제는 언니들을 전혀 안 무서워하는, 머리끝을 돌돌말고 나타난 미선...
생일기념으로 한장만 정면사진을 줘~라는 말에도 얄짜없이 옆모습만 보여주는 주현...
생일선물로 뭘 받을지 밥먹을 동안 생각해내지 않으면 귀를 뚫게해서 귀걸이를 사줄테다는 협박...
고기가 댕기는 날, 시원달콤한 족발냉채...
유쾌한 실갱이 후 결국 그녀가 선택한 탄생석 목걸이 팬던트...
예전처럼 무섭진 않아 이제야 사람같이 보이는 걸? 총기빠진 언니들의 느긋함에 서로 흥겨워하면서...
주현...생일축하해. 한살 더 먹고 난 후에는 싱거워진 윤도현이 더이상 니 인생에서 유일한 남자가 되지않기를 바랄께. Happy birthday to you!  

잘못한거 없어요

그리고/그들 2004/08/28 13:13


파도가 왔다가 가는 것처럼 관계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래사장에 있던 나도 바람때문에 햇볕때문에 조금씩 움직이기는 하지만, 주변의 사람들도 리듬을 타서는 이렇게 왔다가 또 저렇게 흘러가기도 하잖아요.
정글스토리라는 모임이 있었어요. 모두 윤도현..아니지 윤도현밴드의 음악과 그들을 좋아해서 모였던 천리안의 팬클럽이었죠. 거기서 주현이와 (아직도 낯을 많이 가리는 주현이가 어떻게 혼자 오프모임에 나와서 아직도 나랑 놀고 있는지 미스테리입니다) 미선이를 만났고, 명훈오빠를 만났으며 명훈오빠의 후배인 은주와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선배인 상숙오빠를 만났죠. 알고보니 상숙오빠는 초등학교 선배였고, 알고보니 명훈오빠는 학교 선배인 호수선배와 고등학교 동문에다 절친한 사이였고, 동기이지만 오빠인, 건우오빠랑도 절친한 사이기도 했구요.
그랬던 적도 있군요.
매일 통화를 하고 철마다 소풍을 가고, 매주 함께 영화를 보고, 술을 먹으면서 얼마의 돈이라도 벌리면 제주도를 함께가자 태국여행을 가자는 맹세를 하고, 함께 공연을 보고 밴드를 만들자고 깔깔거리던 때...그러다가 상숙오빠는 서울로 가시고, 명훈오빠와 은주는 결혼을 하고, 모두 각자 새로운 관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면서 정글스토리는 시간의 파도에 흘러 한걸음 저만치 가버린 이름이 되어버렸죠.

"내가 뭐 잘못한거 있냐?"
명훈오빠의 그 재미없던 (?) 결혼식에서 옆집사람 보듯이 지나친 이후, 육개월만인가 어제 저녁 상숙오빠 전화를 주셨더군요.신혼여행직후 역시나 몇개월만에 처음 봤던, 벌써 임신 4개월째인 은주와 스파게티를 먹고, 레드망고에서 후식까지 맛있게 먹어치운 후, 일복이 지지리궁상으로 많아서 10시넘어 등장했던 주현이의 살빠진 얼굴에 은주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그 잠시 후에 말이에요.
"내가 뭐 잘못한거 있냐?"
앞뒤없이 달랑 저 문장하나였지만, 상숙오빠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했던 건지 짐작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주 큰 목소리로 깔깔깔 웃고 말았습니다. '도대체가 왜 전화도 없냐? 문자도 없냐? 연락을 왜 그렇게 안하니?'라는 말이었던거든요. "잘지내세요?" "일은 잘 되세요?" 몇마디의 말들 후, 은주와 주현이와 돌아가면서 통화를 하고..어쩐지 셋다 아주 짠한 느낌이 들어버렸습니다. 태풍전야..바람 심하게 불어대는 거리에서...

하지만 나쁘진 않아요.
밀려갔던 파도는 언젠가 다시 돌아오듯이 우리들의 관계도 조금씩 변한 다른 모습으로 그렇게 돌아올테니까요. 이렇게 상숙오빠로부터 안부의 전화도 받아보잖아요. 세상에. 하하하
상숙오빠! 추석때 내려오시면 전화하세요. 오빠 잘못한거 없어요^^